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

본문 바로가기

 오늘은 더이상 보지 않기
카카오안내 회원가입 앱다운안내
  • 계좌 안내
  • 국민 532601-04-050363
  • 농협 302-08941-11951
  • SC제일 554-20-082950
  • 하나 802-910158-63807
  • 이영미(미샵컴퍼니)

TODAY VIEW

이전 제품  다음 제품  

현재 위치
  1. 게시판
  2. 미샵 다이어리

미샵 다이어리

미샵 다이어리~

게시판 상세
제목 내 마음 속 큰 비석으로 남은 바보 노무현. - 얼짱아빠
작성자 (ip:)
  • 평점 0점  
  • 작성일 2009-05-30 13:02:38
  • 추천 추천하기
  • 조회수 1414

 

 

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

 

섭섭하게
그러나
아주 섭섭 지는 말고
좀 섭섭 한듯만 하게

 

이별 이게
그러나
아주 영 이별은 말고
어디  내 생애 서라도
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

 

연꽃 만나러 가는
바람 아니라
만나고 가는 바람같이

 

엊 그제
만나고  가는 바람 아니라
한두 칠 전
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

(서정주 시)

 

 

 

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에 온 나라가 슬픔과 충격에 잠겨 있습니다.

전직 대통령에게 너무하다 싶고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결국 이런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말았네요.

5월29일 마지막 영결식이 수많은 인파속에서 진행되었고, 온 나라가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.

저도 그렇고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다른 직원들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죠.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<2008년 9월 어느날 봉하마을 사저를 찾았을 때>

 

 

작년 9월, 봉하마을에 들른 적이 있었습니다. 그땐 노 전 대통령을 보진 못했었는데 사저 옆에 잘 정돈된 저수지가 있었어요. 그곳에 있는 잔디밭에 앉아 잠깐 바람을 쐬고 집으로 돌아왔었죠. 그 저수지 옆에 나지막한 산들이 있었는데 단순한 야산이 아니라 나름대로 기암절벽들이 녹색나무들과 조화를 이루어

“야 산 좋다. 여기 풍수적으로 좋은 곳인가봐. 이 산이 대통령만든 산이네.”라고 혼자 생각한 적이 있었죠.
그런데 TV로 보니 그때 제가 본 그 바위가 [부엉이바위]였나봐요.

 

“대통령 만든 산이 아니라 대통령 잡은 산이군...”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<2009년 5월24일 대구 2.28기념공원에 차려진 시민분향소>

 

서거 이튿날, 마음이 너무 무거워 분향은 했으면 좋겠는데 다시 봉하마을까지 갈 엄두는 나지 않고, 저희가 살고 있는 지역의 분위기가 조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거리가 있다보니 분향소 하나 있을까 여겼어요.

그런데 마침 대구 시내 2.28기념공원에 소박하나마 시민분향소가 차려져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네 식구가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.

그때까지만 해도 별로 길지 않은 줄이라 금방 차례가 돌아왔고 아이들과 함께 인사를 올렸습니다.


천천히 절을 올리는 순간, 머리에 약간 피가 쏠리는 듯 싶더니 저도 모르게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어요.

너무너무 아까운 사람이라는 인간적인 동정심과 그를 그토록 미워했던 소위 학벌좋고 집안좋은 기득권 권력집단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.

 

그의 측근인 안희정씨의 말대로 일국의 대통령을 “시정잡배”로 만들어버리는 그 잘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자꾸자꾸 치밀어 오르는 건 비단 저만의 감정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.

자신들은 아무 잘못 없다는 듯 분향소를 찾고, 고인의 뜻이라며 화합을 얘기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우리 온 국민들은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었죠.

 

“대통령되자마자 탄핵이다, 뭐다 그렇게 괴롭히더니 결국 사람 하나 잡네...”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<2009년 5월 29일 서울광장 노제>

 

딴지일보 김어준씨는 “가장 시답잖은 자들에게 가장 씩씩한 남자가 당하고 말았다...”라고 애통해 했습니다. 하지만 그런 남자였기에 김제동씨의 말대로 그는 “우리 마음 속에 큰 비석으로 남을 것”을 확신합니다.

그래서 한편으로 뿌듯합니다. 정작 노무현이라는 남자의 끝은 비참했지만 이 땅의 어느 정치인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애틋하게 적실 수 있겠습니까? 그는 언제나 외로이 뚜벅이처럼 바른 길을 걸어왔고 그것은 언제나 역사의 큰 물결을 만들어왔습니다.

 

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그는 어렵지 않게 큰 비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며, 저 또한 이미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대리석으로 만든 크고 화려한 비석이 자리잡았습니다.

다른 어떤 말로 정리를 해야할 지 갈피가 잡히지 않네요. 그래서 이번 노제의 사회를 맡은 도종환 시인이 한겨레에 기고한 글의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.

 

 “내 마음 속 대통령 각하! 좋은 곳으로 가세요!”
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
 

 

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회는 분명히 이성적인 사회가 아닙니다. 그러나 주류의 존재의 이유는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사회,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 이런 따위가 아닙니다. 그건 정치를 모르는 순진한 비주류들이나 하는 소리입니다. 주류들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당신이 더 철저히 놀림거리가 되지 않고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것입니다. 당신을 죽이면 주류 정치인이 다 죽는다는 경험을 탄핵사건 때 한 적이 있어서 잠시 눈치를 보고 있을 것입니다. 그러다 여론의 흐름을 천천히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할 것이고 당신의 모습을 지워버리려고 할 것입니다.

 

시골로 내려와 농사짓고 동네 뒷산 지키는 환경운동 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여기서 당신의 생이 끝나고 만 것이 가슴 아픕니다. 이 나라 역사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주류가 이끌어 왔기 때문입니다. 이 나라 역사에 그래도 덜 부끄러운 기록들이 있다면 그것은 비주류가 목숨을 걸고 저항하며 만들어낸 순간들이 있어서입니다. 당신이 떠난 뒤에도 당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는 여전히 남아 다른 바보들이 그걸 실현하고자 또 매달리게 될 것입니다.

 

바보 같은 당신, 당신이 부엉이 바위 근처 어디에서 밤이면 부엉이처럼 눈을 뜨고 어두운 세상을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. 그래요, 주류들이 모여 있는 국가원수 묘역으로 가지 말고 봉하마을 뒷산에 머무시기 바랍니다. 그게 당신에게 더 어울립니다. 작은 묘비 하나로 있는 게 더 보기 좋습니다. 더러운 땅은 더러운 이들에게 맡기고 영면하시길 바랍니다.  

도종환/시인

첨부파일
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.
  • 미샵지기 0점
    수정 삭제 댓글
    스팸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가는 어떠한 지도자를 만들어내는가에서 시작할듯 합니다.생활에 이끌려 바쁜 삶을 살지만, 다시 대한민국의 앞날을,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고민해야하는 숙제를 주셨지요.
  • 미샵지기 2009-05-30 13:37:28 0점
    수정 삭제 댓글
    스팸글 우리 엄마들이 건전하고 건강한 세상보기로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하지 않을까 하네요. 서민들 삶을 위해 고생하신만큼 분명 대한민국은 서민들이 잘사는 나라,희망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.
  • M.J 2009-06-01 10:29:11 0점
    수정 삭제 댓글
    스팸글 정치란 권력과부를 안고 신나게 노는 놀이라는 생각뿐이였죠~그래도 한 때 우리들의 대통령이란 분을 자살이라는 바닥까지 끌고 간 이 나라,아니 이 정치판이 너무 괘씸하기까지 합니다.
  • M.J 2009-06-01 10:30:22 0점
    수정 삭제 댓글
    스팸글 죽고나서야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후회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정말이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뿐이 드릴 말이 없네요
    잠깐뿐인 멍함이 아닌,,앞으로 살아가면서
  • M.J 2009-06-01 10:35:43 0점
    수정 삭제 댓글
    스팸글 정신 못차리고 살때마다 마음의 따끔한 회초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네요~ㅡ.ㅜ 그분의 죽음이 헛되이지 않기를 말이죠...
스팸신고 스팸해제
댓글 수정

비밀번호 :

/ byte

비밀번호 : 확인 취소

댓글 입력

댓글달기이름 : 비밀번호 : 관리자답변보기

/ byte

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.(대소문자구분)

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.